술(戌) 물상
戌土는 전투용 도끼를 본떠서 만든 글자로 '도끼, 개, 지키다'라는 뜻이 있다. 무기는 사냥이나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는 중요한 물건이고 무기를 대신하여 개는 집과 주인을 지켜주는 충성스런 동물이므로 12지지 중 열한 번째 글자로 놓았다.
말주변이 탁월하고 달변가이며, 음량이 풍부하고 다소 가벼운 언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삼명통회에 戌(술)은 불탄 언덕인 燒原(소원)이라고 하였다. 戌月(술월)은 9월로 초목이 다 시드는 때라 田家(전가)는 분소하고 경작하는데 戌(술)은 土에 속하여 燒原(소원)이라 하는 것이다. 까닭에 戌(술)은 辰과 더불어 귀인이 임하지 않는 곳이다.
戌生(술생)이 卯(묘)를 보면 春入燒痕(춘입소흔)이라 한다.
戌 : 사원, 열토, 용접기, 개, 보초, 경비원, 戌亥는 천문, 절, 戌이 巳를 보면 부동자세를 취한다. 땅굴, 무덤, 기술, 역술인, 도인, 무녀, 승려, 得食之乞人. 戌은 배신하지 않는다.
술(戌)은 어둠이 짙어진 밤 7시부터 9시에 배속되고, 서쪽 끝 방위에 자리하고 가을의 마지막이며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라 하겠다.
초목의 열매는 땅에 떨어져 흙에 묻혀 썩고, 인간의 육신도 흙으로 돌아간다. 비록 열매는 썩어 없어지겠지만 그 씨앗은 봄에 다시 태어날 생명의 기운을 머금었고 흙이 된 인간의 주검도 혼(魂)은 하늘에서 오제(五帝)의 영역에 갇히고, 백(魄)은 땅으로 스며들어 오령(五靈)에 귀속되어 인연을 만나면 다시 태어나게 된다.
오제란 우주만물의 구성 요소가 되는 오행(五行)의 기운을 주관하는 힘의 원천을 신으로 인격화한 한민족 사상이 밴 말이다. 즉 다섯가지 기를 내뿜는 천기(天氣)의 근원을 말하는데, 생명의 씨앗을 심는 자로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이라 불린다.
사람의 혼은 진흙속의 연뿌리처럼 순백의 본성이 오염된 마음에 감싸여 있다. 따라서 오염된 마음이 흩어지지 아니하고 오제의 카테고리에 머물다가 인연을 만나면 백(魄)이 주관하는 또다른 육신과 결합해서 모습을 갖추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제는 구원과 심판의 신으로서 불교에서는 오륜(五輪)이라하고, 무속에서는 오륜대왕(五輪大王)이라 하여 영혼을 구원하는 굿을 한다.
백(魄)을 오령이라 한 것 역시 우리 민족의 창조사상인데, 만물의 형상을 갖추게 하는 다섯가지 땅의 근원적인 기질을 말한 것으로, 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으로 묘사된다. 마음이 오염된 정도에 따라 그에 걸맞은 혼과 인연을 맺고 모습을 갖추게 한다.
아무튼 개띠 술(戌)은 직간접으로 신의 세계와 관련이 있다. 술은 죽음 이후의 백(魄)을 의미하는 부호로, 만물의 형상을 갖출 수 있는 기운을 모두 끌어안은 땅의 정령이라 하겠다. 따라서 온갖 잡스러운 귀신의 집이라 할 수도 있으므로, 귀신을 볼 수 있고 지킨다는 개로 하여금 귀(鬼)가 함부로 날뛰지 못하게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귀신이 나돈다는 음습한 집에 사나운 개를 키우면 귀신이 조용히 물러가지만 유약한 개는 귀신을 감당하지 못해서 집을 나가거나 죽는다고 한다.
개는 영물스런 동물이다. 십이지 열두동물 중에 호랑이 다음 가는 맹수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가축이다. 대체적으로 개는 살아서 집을 지키고 죽어서 몸을 바치는 희생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애완동물 가운데 가장 사랑받고 있다.
개띠인 사람은 좌우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中庸)을 좋아한다. 회의장에서는 중재역할로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공평하고 예의가 바르기 때문에 누구하고도 친해지지만 소소한 결점을 발견하거나 이것저것 모두 아는 체하는 사람에게는 혐오감을 느낀다. 부지런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재물운이 좋아 성공이 빠를 수 있으나 자기 일에 몰두하면 가정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개띠의 장점은 헌신적이다, 믿을 수 있다, 강인하다, 신뢰할 수 있다, 끈기가 있다, 관대하다, 지략이 풍부하다, 책임감이 있다, 품위가 있다, 주의가 깊다, 열심히 일한다, 도움을 준다, 생각이 깊다, 너그럽다, 겸손하다, 솔직하다, 열정적이다.
단점은 냉소적이다, 고집이 세다, 심술이 궂다, 바른말을 잘 한다, 방어적이다, 참을성이 없다, 반사회적이다, 경계심이 많다, 싸우기를 좋아한다, 스스로를 괴롭힌다, 부담스럽게 한다.
직업은 공사감독, 비평가, 성직자, 판사, 탐정, 정치가, 경영자, 도덕론자, 학자 등이다.
인연은 가장 좋은 만남은 말, 범, 토끼띠다. 개띠의 냉소주의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좋은 만남은 쥐, 돼지, 뱀, 원숭이띠다.
같은 개띠는 노력에 달렸다. 안 좋은 만남은 소, 닭, 양띠다. 자존심 강한 용띠와는 최악의 만남이다. 개의 현실적 성격과 용의 이상주의가 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