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로써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서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하는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현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서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여러 겁을 꺾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서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서 원림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을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서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장애 가운데서 보리도를 얻으셨느니라.
저 「앙굴마라」와 「제비달다」의 무리가 모두 반역스러운 짓을 했지만
우리 부처님께서는 모두 수기를 주셔서 성불하게 하셨으니,
어찌 저의 거슬리는 것이 나를 순종함이 아니며
제가 방해한 것이 나를 성취하게 함이 아니리요.
요즘 세상에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만일 먼저 역경에서 견디어 보지 못하면
부딪칠 때 능히 이겨내지 못해서 법왕의 큰 보배를 잃어버리게 되나니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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