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酉月)의 특징 (양력 9월7일 ~ 10월 7일경)

 

1) 유월은 백로(白露)와 함께 시작한다. (양력 9월7일경)

- 백로는 양력 9월9일 무렵으로 대개 음력 8월에 들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다.

-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식 삼후로 나뉘어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한다.

-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의 피해를 겪기도 한다.

-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한다.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다.

-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다. 또 백로 무렵이면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고, 고된 여름농사를 다 짓고 추수할 때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부녀자들은 근친을 가기도 한다. 비었으니 채울 것이고, 채웠다면 이제 비울 것이니 성과가 무르익기 시작하는 때. 만금재운. 자기 인생의 결실이 맺히기 시작. 올해의 가을걷이가 어느정도 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추량할 수 있는 때가 바로 백로절이다.

 

 

2) 유월 중반에는 추분(秋分)이 없다. (양력 9월 23일경)

- 음력으로는 대개 8월에 든다. 이날 추분점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180도의 추분점을 통과할 때를 말한다.

- 추분점은 황도와 적도의 교차점 안에 태양이 적도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가로지르는 점을 말한다. 곧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 황경이 모두 180도가 되고 적위와 황위가 모두 0도가 된다.

- 추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므로 이날을 계절의 분기점으로 의식한다. 곧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 추분과 춘분은 모두 밤낮의 길이가 같은 시기지만 기온을 비교해보면 추분이 약 10도 정도가 높다. 이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 추분에는 벼락이 사라지고 벌레는 땅속으로 숨고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 또 태풍이 부는 때이기도 하다. 

- 추분을 즈음하여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며 그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 추분부터는 낙관보다 비관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추분은 바로 낙관과 비관의 전환점이고 명암이 뒤바뀌는 변곡점인 셈이다.

- 추분부터 희망 즉 정신의 만족은 줄어들고 물질적 풍요는 극대화된다. 추분으로부터 한 달이 지나 10월 하순에 가서 제아무리 풍족한 알곡을 거두어들여도 정신의 만족감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풍족한 수확을 앞에 놓고 정신의 불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겨우 이게 고작이냐 하면서 툴툴거린다. 

- 추분은 물질과 정신 간의 갈등에 있어 묘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때이다.

-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자는 '불만에 찬 돼지'가 아닐까 싶다. 이 말은 물질은 풍요로운데 정신은 공허한 자를 비유하는 말이다.

 

- 유월에는 경금 10일 신금 20일로 나뉜다. 백로의 시기에는 경금 10일 신금 5일이 속하고, 추분의 시기에 신금 15일이 속한다.

 

 

3) 경금(庚金)이 작용하는 시기 (양력 9월7일 경)

- 이 시기는 서양심리학의 처녀자리 전반과 후반 중에서 후반에 속한다.

- 경금은 금기이며 살기(殺氣)이다. 숙살의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만물의 생명력을 거둬들이는 작용을 한다. 가을의 냉풍을 맞게되면 성장을 마친 삼라만상은 휴식을 준비하거나 그대로 죽어버리는 단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러한 생명리듬의 변화를 경금으로 표현하였다. (인간은 이 시기에 맞춰 성장을 끝낸 식물들을 추수하기 시작한다. 실속있다.)

- 경금은 응집되어 있다. 형식은 고정적이나 고체형이며 전체적으로는 가변적이다. 고체로 보는 것은 고집과 주체의 성분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변적이라는 것은 돌덩어리나 바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경금이 있는 사람은 '고집과 주체성이 강한 면이 있다'는 의미이다.

-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인 성분이고, 스스로 모든 판단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에 남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는 것은 있을수가 없다.

- 자기가 세운 목표와 선택한 방향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여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거부하고 오랜세월을 보낼수가 있는 사람들로 무엇이든지 자기가 원하는대로 될 대까지 밀고나가는 경향이 있다.

- 추수의 시기의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결과를 중요시하므로 실용성을 대단히 강조하며, 실용성을 예리하게 평가하는 재능을 갖고있다.

- 허위와 가식을 싫어하기 때문에 합리적이지 않는 상황을 감정표현으로 얼버무리려고 하는 것을 가식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본 것을 사실 그대로 정확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진리가 만천하에 공개되기를 원한다.

- 이상이 높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구조가 멋지게 완성되어 있는 것과 자기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올라간 사람을 보면 감탄하며 존경하는 경향이 있다.

- 말이나 행동이나 생활스타일 등을 통해 자기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다른사람을 고무하는 경향이 있다. 늘 고민하면서 이상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므로 주변에서 그의 열정에 감탄하며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 트러블이나 불쾌함을 싫어하며, 인간관계에서는 아무리 싫은 상황에서라도 상대방을 고려하는 어느정도의 예의는 지켜야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진실을 밝히기를 바라는 마음과 다른사람들과 조화를 추구해야한다는 생각사이에서 자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강직함은 끈질김과 헌신성으로도 표현이 될 수 있지만, 트러블이나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오래 지속시켜 나가기도 한다. 싫은 사람은 안 본다.

- 사회적인 관습에 두려워하지 않고 저항하는 용기가 있다.

 

 

4) 신금(辛金)이 작용하는 시기 (양력 9월 17일경)

- 이 시기는 서양심리학의 천칭자리 전반과 후반중에서 전반에 속한다.

- 신금은 응집되어 있는 변화가 불가능한 보석, 광물질로 표현된다. 이런 신금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물과 불이다. '따스하거나 윤택하면 맑아진다'는 것, 온윤하면 맑아진다. 辛金의 임금은 丙火가 되는데, 병화가 무엇이든지 불태우는 작용을 하게 된다면 그러한 열기를 잡아주고 다스려주는 것이 신금의 특기가 된다. 丁火는 신금을 녹여버릴 수 있기때문에 두려워 할 수가 있다.

- 이 시기는 음력 8월 추석이 있다. 과거에는 이 무렵에 풍성한 곡식과 배부름이 있어 새 옷을 사입고, 멋을 내기에 좋은 시기였기에 한가위 명절을 맞이하여 이웃과 친척들을 만나며 음식도 나눠먹고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인사도 하는 시기이다. 즉 12개월 중 가장 풍요와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시기가 된다. 이런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 대상이 예술품이든지 사람, 자연 어느 것이든지간에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모든 종류의 매혹적인 칼라, 모양, 음악, 감촉, 감정이 고양되고 창조적인 영감이 떠오르는 시기로 생활환경이나 작업환경을 자신의 심미적인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패션이나 디자인이나 예술이나 테크놀로지 등에서 최신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있다.

- 아름다움과 예술에 관심이 있듯이 미모가 뛰어나거나 훤칠하게 잘생긴 사람을 친구나 애인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 상대방이 자기를 소유하고 옆에 붙어서 치근대는 것보다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멀리서 바라보며 경탄해주기를 바란다. 이들이 이렇게 혼자 물러나 있으려는 이유는 논쟁이나 대결같은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내적으로는 정서적으로 어두운 구석이 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정서적으로 혼란스러우면, 정면대결을 통해 해결해나가기 보다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하기가 쉽다. 감각적으로 예민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파괴시킬 수 있다.

-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잘못된 것을 찾아 바로 잡고 완벽하게 만들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높은 기준을 갖고있기에 스스로나 타인에게 그런 요구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강박적인' 피곤한 스타일이 될 수 있다.

- 가을생이므로 냉기의 작용으로 사태를 꿰뚫어보는 눈이 있으므로 신랄한 풍자나 약간 삐딱한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고, 빈정거리거나 비꼬는듯한 태도를 보일 수 있으며 아주 날카로운 비판을 할 수 있다.

-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도 있지만, 상당히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들도 많은데 어느 쪽이든 본질적으로 고독한 사람이다. 다른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무던한 사람으로 보여도 내적으로 정서불안정이 깔려있다.

- 자신의 계획을 열정적으로 밀고나가는 강렬한 개성의 소유자이며, 큰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자질도 가지고 있다.